181×227cm
회화
2000
<동시성 20-2001>(2000)에서 작가는 작업세계 전반에서 천착해온 ‘동시성’이라는 명제 안에서 동양적인 정서가 배어든 작업을 선보인다. 이 작품에서는 이전의 기하추상 작업과 다르게 기하학적인 도형의 명료한 선과 모서리가 사라지고, 원색의 강렬한 색채도 보이지 않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대형 붓으로 회색을 빠르게 칠한 후, 3-4번에 걸쳐 색을 입혀서 두터운 질감을 쌓아올림으로써 색의 경계가 불분명한 희미한 연보라빛 회색의 색면들로 화면이 구성되도록 하였다. 이렇게 화폭에 나타난 색면은 작가가 영감을 받은 ‘달빛에 비춰 본 조선 백자의 흰색’을 연상케 하며, 그동안 꾸준히 추구해온 기하추상화에 한국적인 추상성을 부여해서 한국적인 미감을 접목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