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09
한국화
1989
<은총>(1989)은 1980년대에 안동숙이 집중했던 기독교적 주제 중 하나로,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절대자의 은총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때의 종교적 체험을 그린 것이기도 하고, ‘모두가 은총’이라는 자신의 믿음을 감상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두운 색조가 지배적인 가운데 희미하게 밝아오는 둥그스름한 빛은 기독교 회화에서 빛으로 표상되는 신의 계시를 나타낸다. 이 작품에서 안동숙은 유성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기존의 유성 광택을 의도적으로 제거하고 아크릴판에 안료를 문지르고 찍는 방식으로 독특한 질감의 화면을 완성했다. “기존의 문인화나 수묵추상의 형식으로서는 도달할 수 없는 절대적 진리에 대한 체험과 경외감, 이해될 수 없지만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발견”(큐레이터, 감윤조)을 표현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