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52cm
회화
1991
<농악>(1991)은 풍물놀이를 벌이는 민중들의 신명나는 모습을 시각화한 작품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작가의 해석과 관심을 잘 보여준다. 김봉준은 파편화된 도시에서 인간이 점차 소외되어 가는 시대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민중 안에서 찾았다. 그는 탈춤, 사물놀이와 같은 일련의 민중적인 예술 행위들 안에 문화적 역량, 창조적 에너지가 내재되어있다고 여겼다. 이 작품에는 ‘신이 스스로 나는’ 생기 생동의 ‘신명’을 기치로 민중적인 내용을 민족적인 형식에 담아내기 위해 분투하던 김봉준의 미학이 풍부하게 표현되어 있다. 장구, 북, 꽹과리, 징을 들고 연주하며 흥이 깃든 표정으로 힘차게 도약하는 풍물놀이에 몰입해 있는 인물 군상은 인간 소외를 야기하는 도시 문화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전통 문화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