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5×100cm
회화
1982
<행복의 모습>(1982)은 1982년 서울 덕수미술관에서 개최된 ‘현실과 발언’의 세 번째 정기 작품전에 출품된 작품이다. ‘행복의 모습’을 주제로 열린 이 전시는 대중문화가 걸어놓은 마술인 ‘해피엔딩’에 대한 풍자적 전복을 통해 행복의 실체에 대해 질문하고자 하였다. <행복의 모습>에는 왕의 영정을 흉내 낸 초상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초라한 달동네의 밤 풍경이, 우측에는 꽃비처럼 내리는 구름과 떠오르는 해가 그려져 있다. 언뜻 왕으로 보이는 화면 속 인물이 쓴 관은 왕의 복식인 익선관이 아니며 의상의 문양 역시 왕을 상징하는 용이 아닌 학으로 그려져 있어, 어진의 형식을 차용하여 현실을 풍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화면 하단에는 어두운 판잣집 위로 서민들의 꿈을 형상화한 도상들이 구름처럼 피어오르면서, 대중문화의 유포를 통해 주입된 행복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