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66cm
회화
1992
<바람>(1992)은 김원숙의 작품들 중 드물게 한지 위에 수묵을 사용해 그린 그림이다. 김원숙이 1970년대 초 미국으로 이주해 쭉 그곳에서 거주하며 작업해 왔던 것을 상기할 때 1990년대 작품에 나타난 재료의 변화는 그가‘필(筆)’에 보다 주목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무채색의 화면과 간결해진 표현은 작품의 주제를 명료하게 만든다. 이 작품에서는 흰 옷을 입은 여인이 바람을 맞으며 춤을 추고 있는데, 여인의 뒤로 키보다 큰 그림자가 뻗어나가고 있다. 이는 가정에 충실하면서도 한편으로 자유를 갈망하는 김원숙의 내면의 심리를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