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90cm
회화
1988
<김씨의 정월 대보름>(1988)은 정월 보름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 한 농부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 시기에 김정헌이 그리는 농민은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보며 땅에 박힌 우뚝한 장승의 자세로 당당하게 등장한다. 여기서 장승은 마을의 현실 또는 과거의 고난을, 그 곁의 솟대는 미래의 희망을 상징하는데, 작가는 마을을 지켜주는 장승을 농민과 동일시하여 땅을 지켜주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그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아나갔다. 장승이라는 소재와 윤곽선에서 민화의 영향이 나타나며, 사진에서 차용하여 그린 농촌 풍경과 상호 대비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