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88
한국화
1989
<흔적 89>(1989)는 1980년대 제작된 시리즈 중 하나로 농담을 달리하는 네모 조각의 면들을 담채의 화면 속에 드문드문 간결하게 구성해 놓았다. 목판과 잉크, 아크릴 물감 등으로 그린 이 작품은 단색조의 추상 화면으로 보이지만, 다시 보면 옛 절터나 고궁의 담벼락, 기와 등을 연상시킨다. 적요한 시간의 흔적처럼 간결한 구성과 색채로 화면을 구성했으며 호분을 섞어 까칠한 재질감을 드러낸 이 작품은 순수한 추상적 화면인 동시에 과거의 기억과 옛 건축물의 기념비적 흔적을 환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