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54cm
회화
1987
<사령관 각하의 부스럼>(1987)은 철모를 쓴 군인들이 철통같은 수비로 에워 싼 건물 안에 당시 대통령의 사진이 붙어있다. 이는 군사력을 앞세워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1980년대 군사 정권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정부는 새로 출범한 프로야구나 대중문화 육성의 미명 아래 정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분산하고자 하였고 때에 따라서는 정부에 대항하는 이들에 대하여 공권력을 이용한 강제 진압을 이어갔다. 방독면을 쓴 여인의 나체는 이러한 사회를 떠받치고 있고, 무기로 형상화한 볼펜은 부패한 사회현실에 저항하고자 학업을 뒤로한 채 화염병을 들어야만 했던 당시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욕망에 가득한 권력자에게 이 모든 민중들의 움직임은 ‘성가신 부스럼’에 불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