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70cm
한국화
1989
<영생>(1989)은 강렬한 오방색과 발묵이 돋보이는 배경의 작품으로 푸른 연막에 휩싸인 듯한 두 마리의 새가 마주보고 있는 작품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사신도나 민화에서의 십장생 등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처럼 보이는 새의 형상은 구체적인 출처와 도상적 근원이 모호하다. 작가는 “내 그림에서 모양을 꼭 같이 그려야 하거나 보이는 대로 빛깔을 칠해야 하는 등의 실감나게 꾸미는 일은 추구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눈으로 보이는 실체들은 영원성에서 보면 순간의 현상에 처해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그가 한국의 전통예술을 표면적으로만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본질적인 문제, 즉 동양의 정신성을 계승해 본인의 독자적인 조형으로 재창조하고자 한 것임을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