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124×10cm
조각
1995
<한반도-빛>(1995)은은 박희선의 작품들 중 말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1991년 유럽 여행 이후 집중적으로 제작한 ‘한반도’ 시리즈들 중 하나다. 작은 입방체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구조체를 이루는 첫 번째 작품은 마치 빛과 같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대칭으로 이루어진 형상은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면서 하나의 완전한 합일체를 이루듯이, 한반도 역시 여러 작은 힘의 통합을 통해 빛나는 하나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 입방체들의 조합은 서로 균형을 이루며 가운데 원으로 수렴하고, 발산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뿌리에서 뻗어나간 한반도를 상징한다. 같은 해 제작된 동명의 작품은 금속을 재료로 두 팔을 벌린 사람과 같은 형상을 만든 것으로, 중심에서 발원한 빛이 퍼지는 모양을 기하학적인 형태로 표현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빛’이라는 긍정과 희망의 주제를 선택한 것은 한반도의 역사와 현재의 상황에 대한 박희선의 관점이 자학적 질타나 원망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낙관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