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22cm
회화
1984
<김지하>(1984)는 1970년대 유신정권의 핍박을 온 몸으로 마주해야 했던 김지하 시인에 대한 헌정의 의미가 담긴 작품이다. 김지하는 1970년 『사상계』에 「오적(五賊)」이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했는데, 정치인과 재벌 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부패와 비리를 질타하는 내용의 이 시로 인해 반공법 위반 혐의로 투옥되었다. 1974년에는 또 다시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의 배후자로 지목되어 사형까지 선고 받았다. 이후 투옥과 고문, 석방을 반복하며 김지하는 1980년까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 신학철은 창문 하나 없는 독방에서 피를 흘리며 웅크린 채 누운 김지하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불의에 저항하는 젊은 청년을 무력으로 제압하려는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신학철이 작품을 제작할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도 상통하는 것이었다. 이 작품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군부의 독재에 대한 작가의 저항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