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길 / 신학철

 규격   130×161cm

 장르   회화

 제작년도  
1984

 해설
<시골길>(1984)은 신학철이 1980년대 초중반에 시작한 농촌 주제의 그림 중 하나다. 그는 도시의 삶을 포토몽타주로 작업했던 것과 달리 농촌의 모습은 주로 유화로 그렸다. 이러한 표현방식의 차이는 도시와 농촌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가 반영된 것이다. 이 작품에서 신학철은 발전된 도시의 삶을 상징하는 승용차가 농촌의 향토적인 풍경과 농민의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하도록 함으로써 이질성을 강조했다. 승용차 안에서 즐거워하는 가족의 모습은 마치 고향으로 부모님을 찾아가는 듯하고, 곡괭이를 든 채 뒷짐을 지고 있는 흰 고무신의 남자는 마치 자식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화면 속 농촌의 모습이 풍요롭고 따뜻한 풍경이 아니라 텅 비어버린 황야처럼 묘사된 것은 농촌을 빠르게 잠식하는 도시의 발전과 그로 인해 소외되는 농민들의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신학철은 서로 다른 시공간을 살아가는 가족상을 통해 현 시대의 도농 간 격차를 직설적으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