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02.3cm
회화
1984
<마음의 길>(1984)은 신학철이 1980년대 도시와 농촌을 주제로 작업을 지속하던 시기의 작품으로, 그의 포토몽타주 작업이 갖는 특성을 잘 보여준다. 신학철은 도시를 주제로 하는 작품에 주로 포토몽타주 기법을 활용했는데, 그것은 사진이 갖는 리얼리즘을 통해 물질성과 기호성을 극대화하고 그것들을 기이하게 조합함으로써 충돌과 혼란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신학철의 작품에서 도시는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부도덕적이고 타락한 장소, 자본주의로 점철된 인간성 상실의 장소로서 재현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여성의 몸과 달콤한 빵, 케이크 등의 이미지를 혼재시켜 테이블 위에 마치 장식처럼 올려두었다. 테이블과 멀리 떨어진 벽 쪽에는 한 무리의 남성들이 실루엣으로만 그려져 있다. 신학철은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의 신체가 식품과 다름없이 소비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그러한 현실에 동조하는, 또는 방조하는 남성들에 대한 풍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