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147×64cm
조각
1990
<오늘>(1990)에는 광원 앞 가장 상층부에 위치한 임수경을 시작으로 노동자, 광부, 학생, 도시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듯 어깨동무를 한 채 북, 꽹과리, 징 등을 들고 걸어내려 오고 있다. 하늘을 향해 뻗친 손과 근육질 사내의 불끈 쥔 주먹, 새 시대를 응시하는 듯 먼 곳을 향하는 시선, 행진하는 사람들의 가벼운 발걸음은 희망에 찬 민중을 형상화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면에는 1970-80년대 지난 역사의 상흔을 상징하는 도상들이 자리 잡고 있다. 군부 독재 정권과 민주화운동을 표상하는 인물들은 서로 대적하는 제스처로 긴장감을 형성하지만 시간상 과거에 속하며, 오늘의 나아가야 할 바를 강하게 제시하는 현재의 군상을 통해 완화된다. 이처럼 작가는 긴장과 이완의 구조를 한 데 표현함으로써 변화된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무리들의 희망찬 오늘을 그리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