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76cm
회화
1981
<마을>(1981)에서 작가는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평면적으로 구성하고 마르고 거친 붓질을 통해 질감효과를 주었다. <산동네>(1976)가 삶의 터전을 구축적으로 형상화하여 견고한 덩어리감이 느껴지게 한 데 반해 이 작품에는 팍팍한 삶의 모습 느껴지는 배경이 등장하여 서민들의 삶을 체감케 한다. 작가 홍순모는 이와 같은 이상국의 풍경이 단순한 시각적 소재가 아닌, 이웃들의 삶이 얽혀있는 처절한 시대정신의 현장이라고 평한다. 한편 1980년대 도시에서는 대단지 아파트가 건설되고 지하철, 고속도로 등 끊임없이 새로운 공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발공사로 지어지는 화려한 아파트는 가난한 서민들에게 현실의 주거공간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로 인해 도시 외곽으로 내쫓기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작가는 이와 같은 생활 주변의 구체적인 현실 모습을 절제된 감정과 독창적인 조형 정신으로 담담하게 화폭에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