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75cm
회화
1993
<밥>(1993)은 꽃 모양의 나무 밥상에 붉은 흙을 얇게 바르고 나란히 놓인 한 켤레의 고무신과 흩뿌려진 쌀 종자를 그려 넣은 작품이다. ‘밥상’ 시리즈들에서 실제 밥상 위에 밥상을 그리면서 식탁으로서의 본래 기능과 작품의 의미를 연결시켰다면, 이 작품에서는 밥상의 윗면 전체를 흙으로 덮고 이를 프레임으로서 활용했다. 극사실 기법으로 그려진 고무신은 농촌의 삶을 상징하며, 깨진 프레임 밖에서 쏟아져 내린 것처럼 잔뜩 흩어진 쌀은 1990년대 초 수입 쌀 개방 이후 가격 폭락으로 눈물지었던 농민들의 애환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