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69.5cm
회화
1991
<목포>(1991)는 같은 해 『동아일보』에 연재된 시인 김지하의 글 「모로 누운 돌부처」와 연계된 작품이다. 김지하는 고향인 목포를 배경으로 자신의 조상, 친척, 가족, 성장 과정 등 자전적인 이야기 담은 이 글을 쓰면서 삽화를 그려줄 작가로 임옥상을 떠올렸다고 한다. 서민들의 생활이 그대로 담긴 목포의 어수선한 시장 거리는 해방 직후 혼란했던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언덕을 가득 메운 집들을 배경으로 그려진 사람들은 김지하와 관계되는 인물들이다. 여기저기 흩날리고 있는 종이는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다녀올 때면 서소문 거리에 동원된 시민들이 종이 꽃가루를 뿌리며 환영하던 모습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러나 임옥상은 그 종이들에 여수?순천 사건, 신탁통치 찬반 논란, 이승만, 김구, 여운형의 동향 등 좌익과 우익의 대립이 극심했던 비극적인 민족사를 암시하는 글귀를 적음으로써 그 의미를 전복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