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188cm
회화
1993
<검은 꽃>(1993) 뿐만 아니라 임옥상은 작업초기부터 자연의 선물인 ‘꽃’을 여러 차례 작품의 소재로 삼아왔다. 이 작품을 제작할 당시에는 ‘에콜로지(ecology, 생태학)’가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자연과 생태, 환경보호와 관련된 사회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으나, 이와 반대로 그가 그린 꽃에는 생명이 없다. 검게 죽은 꽃이 화면의 한 가운데 자리하며 처절한 빛을 발할 뿐이다. “꽃은 생명의 최정점이다. … 그런데 이 세상은 죽음의 굿판이다. 이젠 꽃도 죽음의 꽃, 검은 꽃이 난무한다. 미친 세상”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 시기 임옥상은 꽃조차도 죽어버린 세상을 표현했다. 여전히 환경도, 정치도, 사회도 혼란한 세상이지만 작가는 꽃을 보며 자연의 순리대로 회복되는 세상이 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