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61cm
회화
1996
<오존(O₃영삼)시대의 문민 꽃밭>(1996)에는 화면 뒤로 흐릿하게 보이는 청와대 건물 앞에 화려하고 원색적인 꽃들이 가득 피어있다. 꽃 속에는 ‘국(國)’과 ‘법(法)’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입법부와 사법부를 상징하는 꽃들은 청와대의 꽃밭을 가득히 에워싸며 가운데 피어있는 거대한 꽃을 받들고 있다. 거대한 입술과 혀로 꽃의 머리를 대체해 버린 무시무시한 괴물 꽃은 청와대의 주인이자 정부수반인 대통령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언어적 유희를 활용한 작품명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작가는 국민의 기대와 관심 속에서 출범하였으나 국민의 흔적은 찾을 수 없는 문민정부의 안뜰을 묘사함으로써, 오직 대통령과 그를 받드는 거대 권력만 있는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