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194cm
회화
1987
<사람>(1987)은 전병현이 1980년대에 선보였던 동명의 시리즈 중 하나로, 형태를 해체하고 색채효과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에서는 화면의 중앙에 마치 비석과 같은 형태로 남근상이 위치해 있고, 그 뒤로 정적인 포즈의 인물상이 희미하게 그려져 있다. 유화로 그린 것이지만 오래된 목판을 끌로 긁어낸 것 같은 질감효과는 끊임없이 재료, 기법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던 전병현의 작업태도를 보여준다. 어두운 색채와 투명한 유리 상자에 갇힌 것처럼 표현된 남근상은 독재 정권 하에서 옴짝달싹할 수조차 없는 답답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