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2×12.5cm
공예
1989
<장롱 속의 여인>(1989)은 한애규의 어린 시절 경험에 기초하여 제작한 작품이다. 이불이 차곡하게 포개진 장롱 안에 한 여인이 눈을 감고 앉아있다. “어렸을 때 동생들하고 집에서 술래잡기를 하면 장롱에 숨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장롱에 들어가서 숨고 나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그 순간에 그 안에서 느꼈던 행복감이 있어요. 이불 냄새도 좋고, 포근하잖아요?\' 이 같은 작가의 회고에 등장하는 것은 어린 아이이지만, 작품에는 삶에 지친 기색이 깃든 여인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어린 시절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 앉아 있는 여인은 어머니의 자궁과 같이 따뜻하고 작은 공간 속에서 고단한 삶을 위로받듯이 편안한 얼굴로 쉼을 청하며 행복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