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9.5cm
드로잉&판화
1985
<친구>(1985)에 등장하는 인물은 광주 상무대 포로수용소에 갇혀 두 손이 밧줄로 묶인 상태로 자신이 지나온 길을 결연히 응시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이영철은 1980년대에 제작된 홍성담의 작업에 대해 “광주항쟁을 직접 현장에서 체험하면서 홍성담은 수동적인 노동자상이 아니라 억압에 맞서 대항하는 투쟁적인 노동자상으로 전환하는 질적 비약을 보여준다. 또한 객관현실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비판의식의 심화는 투쟁하는 민중을 관념적인 도상이 아니라 실감나게 생동하는 현실상으로 창출하게 한다.”고 평했다. 몸은 비록 포박된 상태이지만 청년에게서 패배로 인한 좌절의 기운은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부릅뜬 눈과 다부지게 쥔 커다란 주먹, 비장한 표정 등에서 검열과 폭압을 자행하는 정부를 향한 변혁의 의지가 여전히 살아있는 그의 정신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