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80cm
회화
1990
<대지의 아들>(1990)에서 대지는 죽음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공간이다. 검게 어두워지는 대지 밑으로 탯줄로 연결된 태아는 새로운 생명이 미처 태어나지 못한 채 땅속에 묻혀버린 아픔을 담고 있다. 1989년 제작했던 석판화에도 뱃속에 생명을 잉태한 여성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생명을 기다리는 기대보다는 혈흔과도 같은 붉은색이 나타나며 상처의 흔적이 드러난다. 이는 홍순명이 어두운 현실과 더불어 개인사적으로 아픔을 겪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판화처럼 처리된 색의 어둡고, 차가운 음영이 온기를 잃은 생명에 대한 슬픔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