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31.5×5cm
조각
1988
<우리가 이제 거울을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1988)는 상처받고 고독해 보이는 얼굴의 형상을 통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구현해 낸 작품이다. 조각의 촉감과 질감의 표현은 홍순모 작업에 있어서 중요한 지점으로, 그는 목포대학교 재직 초창기에 불에 오래 견디는 벽돌을 만드는 재료 중 하나이자 갯벌을 말려서 만드는 ‘무안점토 분말’을 섞어서 조각의 재료로 삼았다. 거칠지만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는 홍순모의 조각은 이웃들의 삶의 모습을 담되, 궁극적으로는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내포하고 있다. 드로잉 감각이 느껴지는 부조에서 존재론적인 성찰과 명상적인 깊이가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