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54×61cm, 134×53×56cm, 132×52×53cm
조각
1996
<너희는 눈을 높이 들어 누가 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나 보라>(1996)는 세 남자의 전신상으로, 그들의 남루한 옷매무새와 처진 어깨, 지친 표정은 삶의 무게를 짊어진 가장으로서의 전형적인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이다. 한편,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이는 원죄로 인해 땀 흘리며 수고하는 고통을 겪게 된 인류 전체의 모습으로 해석해 볼 수 있으며, 작가는 작품의 제목이 보여주듯이 이러한 실존적인 문제를 종교적인 구원으로 승화시킨다. 이러한 다차원적인 인간을 표현하기 위해 인체를 사용하는 홍순모의 작품은 인간의 본질과 속성을 간결하게 묘사하며, 불필요한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있다. 재료적 특성을 살려 특징적으로 조성시킨 마티에르를 바탕으로 한국인 특유의 두상과 광대뼈, 꾸밈없는 현실적인 표정과 엉거주춤한 자세들로 묘사된 이 인물들은 익명이지만 결코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