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71cm
회화
1989
<탄광촌>(1989)은 거대한 규모의 탄광과 막장에서의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광부들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으로, 마을과 산악의 기세가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거대한 크기의 산은 광부들이 겪는 노동의 강도를 짐작하게 한다. 땀과 탄가루로 범벅이 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인물들은 고된 노동으로 기력이 소진된 발걸음이지만 마음만큼은 편안해 보인다. 깊고 어두운 갱도에서 나와 자연의 눈부신 햇빛을 만났을 때 느끼는 안도감을 시각화하듯이, 노동자들의 형상 위로 붉은 노을이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다. 꾸밈없는 이들의 모습은 삶의 현장에서부터 끌어올려진 에너지를 분출하며 서민들의 강인한 생의 의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