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5×89.5cm
회화
1991
<가족>(1991)에는 탄광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거칠고 투박한 모습과 그런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며 오늘 하루도 가난한 살림을 꾸려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담겨있다. 작가는 줄곧 ‘흙’과 ‘땅’을 주제로 삼아 작업하면서 종이와 흙으로 이루어진 부조 작품을 통해 내용과 형식을 일치시켰다. 작품 속 가족의 모습은 평범한 일상 속에 위치하면서도 그 가운데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세련되지 않은 투박한 질감은 오히려 더욱 강한 진실함을 불러일으킨다. 황재형을 작가의 길로 이끈 고흐의 <감자를 먹는 사람들>(1885)이 백여 년 전 유럽 농부들의 노동과 현실을 보여주었다면 황재형의 <가족>은 그가 탄광촌에서 함께 동고동락한 촌민들의 진솔한 모습을 시사해 준다.